방황중입니다
[계약직] 르노삼성자동차 계약직 생산직 9주차 후기/잔업/백신/휴가/공부 본문
9주차 후기
르노삼성자동차 들어와서 벌써 9주차가 되었다.
별 다른 큰 일이 있냐고? 별 다른 큰 일은 없었다. 단지 나 자신과이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인데, 한 라인만 계속 쭈욱 타다보면 자동차 조립하는 로봇이 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런가 어느순간 되면 정신을 잃고 내가 어떤 작업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을 못할 때가 있다.
신선한 충격이 필요했다. 2달차는 지났고 모든 작업은 손에 잘 익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내 앞 뒤로 있는 작업자들의 작업과 관련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내가 45UPH의 속도에 완벽히 적응한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작업 시작점을 좀 더 앞쪽으로 옮기고 전 작업자가 해놓은 작업물을 제대로 확인하고, 다음 사람이 할 작업 중 일부를 살짝 도우면서 자극을 받는 걸 원했다.
사실 이렇게 좀 더 많은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위에도 써있듯 뭔가 좀 더 의식적으로 하려고 하다보니 하게 된 것인데, 가만 생각해보면 한 차량 끝나고 멀뚱멀뚱 서 있는 그 시간 자체가 아깝다는 생각을 한게 큰 것 같다. 다른 작업자 자리의 업무를 배워서 진행을 해볼까도 했는데, 하다보니 그 쪽 작업자가 내 자리의 작업을 배워야하는데 배우기 마땅치 않은 사정으로 그냥 물거품이 되고 그저 지금은 내 작업에 충실하면서 앞 뒤로 작업을 더 서포트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다.
8월에 라인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재량껏 해야지. 라인에서 불량 안내려면 멍하게 작업하면 안된다는걸 다시 인지하면서 작업을 잘 해내야지(열심히 하는건 당연한거고..)
잔업
현재 내가 A조에 소속되어있는데, 나랑 교대를 해주는 B조 사람이 이번에 새로 들어와서 일주일차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잔업을 하면서 우연히 이야기 하게 되었는데, 내가 딱 2달 전에 고민하던 부분들과 동일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더라. 해당 업무에서 가장 빡세다고 할 수 있는 부분만 콕 찝어서 말해주더라. (누구나 같은 일을 하게 되면 가지게 되는 고충은 비슷하게 흘러가는 모양..)
저번주 포스팅에서 잔업을 계속 쭉 하겠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사실 그게 가능할지 상당히 의문이다. 일단 잔업을 하게 되면 정규직 인원들 중 일부가 남아서 근태관리를 진행을 해야한다. 결국에 몇 안되는 사람들이 잔업을 하겠다라는 이유로 남게되면 자연스럽게 관리자가 남아서 그걸 관리해야하는데 관리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정도(내가 보기에)의 문제가 있어보였다.
1) 위에서 말한 근태관리의 부분으로 인해 관리자도 남아서 잔업을 강제로 해야 한다.
2) 잔업을 하면 왜 잔업을 하는지에 대해서 사유를 서류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한 모양..
같이 일하는 형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으로는 "눈치보지말고 잔업하고 싶으면 해라." "다른 공정장들은 잔업을 안시켜주는 경우도 있다." "우리 공정장은 그래도 교육하는거 때문에 잔업한다고 하면 일단 받아주는 편이긴하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 이 말은...일부 공정들에서는 잔업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게 아닌가 하는 뉘앙스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일주일 내내 잔업을 해서 52시간을 채우려고 했으나 살짝 눈치가 보여서 이틀 정도 하고나서는 잔업하겠다는 이야기는 못하겠더라.
백신
이번에 백신을 못맞는지 알았는데(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다행히 계약직도 백신을 준다고 해서 백신을 맞고 왔다. 원래는 모더나 백신을 맞기로 했는데 화이자로 바뀌고 그냥 주는데로 잘 맞고 왔다. 오히려 일본쪽 정보통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본이 지금 여기보다 백신 맞기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백신 확보는 잘 하는데 역시나 행정속도가 문제인게 아닌가 싶다)
여튼 못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맞게 되서 기쁘게 맞고 기숙사 와서 얼마 안가 기절하듯 자고 일어나서는 백신 맞은 팔이 아프더라. 열이 나거나 이런건 없었고 하루만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휴가/공부
8월 2일부터 8월 6일까지 공장이 휴가기간이다. 실제로는 앞에 있는 주말 2일에 뒤에 있는 주말 2일을 포함해서 9일을 즐겁게 놀면서 재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시간에 그동안 못했던 공부랑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집에 갈까도 생각했는데 집은 그 다음에 있을 광복절 대체휴일에 맞춰서 잠시 올라갔다오기로 했다.
아마 다음주에는 뭘 포스팅할게 있을까 싶다. 만약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다면 알면 좋을만한 꿀팁들을 조금씩 정리해서 한번 올려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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