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생활기
[생각]'보통의 밀레니얼이 직장을 대하는 태도' 라는 글에 대한 의견 본문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이다. 나도 같은 밀레니엄 세대라고 불리는 MZ 세대이고 저기 글을 쓴 사람이 태어난 년도인 95년도에 출생을 했다. 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배경은 다른데 확실한건 나는 저 의견에 일부는 동의하지만 일부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우선 순서대로 한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1. 승진에 열 올리기보다는 저는 그냥 일을 덜하고 싶어요.
우선 전제조건이 조금 틀렸다. 매일 남들보다 한두시간 더 일하면 승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들도 변화하고 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널널한 근무환경에서 타이트하고 집중력있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시간 오래 끌어 일을 한다고 해서 그걸로 승진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아직까지 절대적인 근무시간이 긴 사람을 더 선호하는 직장들도 있겠지만, 현 기조라면 그런 분위기보다는 시간을 적게들여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둘째, 일을 덜하고 싶다. 그런데 이후에 3번 4번 항목에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나 '나'라는 브랜드를 말한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디까지가 본인 브랜드인지 명확하게 제시못하고 뭉뚱그려 말하고 있다. 결국에 사이드프로젝트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기반되는 어떤 업무가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이런 업무에 대해서 소홀히 대하는 사람이 사이드 프로젝트(개인사업이라 부를 수 있겠다)나 본인 브랜딩이 가능할 수 있을거라 보는 것 자체가 조금 어려움이 있어보인다. 이런 말을 하면 너무 웃기지만 일을 덜하고 욜로(YOLO)하겠단 마인드는 "남들이 피땀흘려서 노력하고 닦아서 반짝반짝 만들어놓은 그 커리어를 나는 그냥 날로 해먹겠다" 이 말이랑 다를게 없어보인다. 내가 아는 몇몇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인 사람들은 적어도 그 분야에서 정통하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깨닫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은 일을 덜하고 그렇게 된 사람들인가 라고 반문하고 싶다.
2. 직장에서 일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나요. 즐기기나하자고요.
우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라고 하고 싶다. 첫째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여기 전제에도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 내지는 가고 싶었던 분야로 진출을 했던 사람이라면 응당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의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회사에서 열심히 일 하지 말자고 말한다. 미안하지만, 현재 한국 상황에서 이 글을 쓴 사람처럼 회사를 다니지 못하는, 즉 취업난에 빠져 살고 있는 사람들 정말 많다. 차라리 자리를 비켜주는게 낫다는 생각은 또 안하겠지. 왜? 본인 월급 생각하면 생계때문에 못놓는게 아닌가 싶다.
둘째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기보다 본인이 3-4번부터 적어놓은 그런 과정들을 가기 위해서는 결국에 본인이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남의 눈에 띄고 누가 알아주기만을 바란다면 그건 자의식 과잉이 아닌가 싶다. 하루 아침에 공적을 쌓고 드라마 같은 삶을 살고 싶은거라면 정신차리고 현실을 바라보길 바랄뿐.
3. 어차피 월급으로 강남에 아파트 못 사는 거 알잖아요? 사이드프로젝트해야죠
우선 이 글을 쓴 사람이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높은지 눈에 보인다. 아파트가 강남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이 사람이 삼성전자 10년차 직원도 끽해야 연봉 1억 넘게 받는다 라는 표현을 썼다. 미안하지만 연봉 1억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통계상으로 확인이나 하고 오는 건지 모르겠다.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나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이드프로젝트. 맞다. 사람의 삶이란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가만히 있다가도 금융위기로 회사가 부도날 수 있고, 여러 변수가 많은 삶을 살고 있다.(당장에 COVID만 봐도 그렇다) 직장에 목숨 거는 순간 40대에 잘려서 서울 외곽 전세 하나 및 변변찮은 자동차 하나, 약해지는 몸뚱이와 함께 무직의 늪에 빠진다고 표현했다. 일찍부터 사업이나 투자로 돈을 벌어야한다고 적어뒀다. 너무 극단적인 부분들만 표현을 해뒀는데, 성공하려면 "무조건" 일찍부터 사업이나 투자로 돈을 벌어야만한다 라는 말에서 걸러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직장인들이 본인 회사에서 오랫동안 하던 일을 가지고 퇴사 후 팀을 꾸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특히나 이공계쪽은 더더구나 이런게 흔히 있다.) 무조건 일찍부터라는 명제가 아니라 준비를 얼마나 철저히 하고 본인이 그 진출분야를 얼마나 잘 꿰뚫고 가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성공에 대한 욕심은 있는데 그 과정상에서 너무 쉽게 성취하고 싶어한다는 분위기를 글에서 읽을 수 있었는데 매스컴에서 보는 누군가의 성공담이 나에게도 가볍게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게 좋을거라 믿는다.
4번 5번도 마찬가지다. 결국에 말을 할 수 있는 건, 본인이 가고 싶은 방향이 있으면 그 방향으로 가면 되지 회사에서 주는 월급은 포기하기 싫고, 대신에 적당히 대충 일만해놓고 그 자리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아가며 행복이란 행복, 남들이 말하는 부러움, 유명함이란 타이틀은 다 달고 싶어하는 어떤 같은 또래의 친구가 적어놓은 글에 나는 조금의 환멸감을 느낀다.
욕심이 많다라고 해야할지 허영심이 많다고 해야할진 모르겠으나 현실과 동떨어져 생각하는 사람의 글을 '밀레니엄' 내지는 MZ 세대는 전부 저렇다더라. 라는 어떤 편견을 사람들이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미 사회에 만연한 그런 관념때문에 오늘날 90년대생을 채용하려는 기업들의 태도가 변한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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